渦中日記 2015/1/29

세번째로 검찰에 다녀왔다. 이번엔 수사과가 아닌 형사과.

내용은, 지난번에 다 대답했고 서류까지 작성된 50여개 항목에 대한 반복질문과 약간의 추가질문. 나는 문간에 있는 나이든 계장에게 조사를 받았고 아직 젊은 검사는 안쪽 책상에 앉은채로 간간이 말을 섞었다. 책을 읽었다는데도 모멸감을 느낄만큼 적대적이어서 오랫만에 화들짝 “바깥세상”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사람좋게 생긴 계장도 검사에 맞춰 내 답변에 대한 반박과 부정. 원고들의 질문 이상으로 왜곡된 질문을 잇달아 날렸다. 그들은, 원고측을 대변한다기 보다는 그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검사는 심지어 “전쟁을 수행했다”는 표현은 “자발적”이었다는 뜻이냐고 추궁했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림을 출력해서 보여 주면서, 이런데도 일본군이 위안부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이냐고 추궁했다. 올리기는 끔찍한 그림이라 안 올리지만, <… 가 (위안부를) 목을 잘라 국 끓여 먹으라”고 말했다>고 북한출신 위안부할머니가 말한 증언을, 실제로 국끓여 먹은 것처럼 그렸던 그림이다. 원고측자료가 아니니, 검사 자신이 그런 자료의 영향을 받았던 듯 하다.

그들에게 난 “강제로 끌려간 조선소녀”를 “자발적으로 간 일본인위안부”와 똑같이 취급하는 불온한 사람이었다. 가부장제나 업자의 책임을 거론하는 일로 일본의 책임을 희석시켜 보려 하는 위험한 인물이었다. 일제시대때의 “비국민” 취급.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052365901456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