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6/1/2

그럴려고 한 것은 아닌데 나를 비난하는 글을 여러개 읽게 되어 새해 첫날부터 우울했다. 한일양국 정부가 만든 일이긴 하지만 정초부터 그런 글을 읽을 나에 대한 배려가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튼 새로운 움직임을 보면서 새롭게 안 것이 있다.이제 여성들이 나서고 있다는 것. 그들의 분노 역시 “그들안의 소녀”를 내가 훼손시킨 데 대한 분노였다는 것.

얼마전 아이유사태때 썼던 글을 다시 올려 둔다. 이번에 나선 건 “대중”이라기보다는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여성들이다. “해석된 인물”이 현존하는 인물인지 소설 속 인물인지의 차이는 있지만. 물론 나는 근거 없이 해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이들은 내 책에서 느꼈다고 한 “할머니의 아픔”을 인정하지 않는다. “공감의 독점”현상. 우파나 일본이 하는 일은 언제나 위선이고 꼼수로 간주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나를 스파이로 보고 싶어 하는 이유도.
이들에겐 오로지 우파나 일본과의 “거리두기”만이 “올바른 인간”의 기준이 된다.

모든 사안에서 정치적 입장이 앞서면 판단과 발언과 행동이 단순화될 수밖에 없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학력사회의 단순사고 지향.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경험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정권교체는 언제까지고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 사실 나의 관심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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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의 권력과 억압만 파시즘적인 건 아니다. 대중 역시 권력을 갖고 있고 때로 스스로 파시스트가 된다.

아이유에 대해 음원폐기마저 요구하는 이들은, 체제권력 이상으로 폭력적이다. 더구나 이런 식의 폭력은 “민주””민중”이라는 이름 아래 그 폭력성이 인식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이들이 보호하려 하는 건 제제가 아니다(심지어 제제는 현실인물조차 아니다.) 이들은 그저, 자신들이 가져왔던 이미지를 지키려 할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이 깨진 데 대한 분노를 발산시키고 있을 뿐. “나의”라임오렌지나무가 훼손된 데 대한.

국가도 국민도 불필요한 일에 목소리가 너무 크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이 진정으로 걱정된다..
(11/7. 페이스북 포스팅)

본문: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25940409741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