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9/26

손석희씨가 가수 김광석의 부인을 30분씩이나 할애해 인터뷰한 건 평일 골든타임 보도 프로그램을 일요주간지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 아니었나 한다. 현재사건도 아니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공인의 문제도 아닌 사건을 그런 시간에 그렇게 길게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서해순씨보다, 남편과 자식을 살해한 살인범일 수도 있다고 (남몰래) 생각하면서 그녀를 공중 앞에 노출시키는 언론의 심리가 나는 오히려 궁금하다. 무서운 것을 대면하고 싶은 심리인가. 아니면 (그 심성과 죄악을) 낱낱이 밝혀 사랑했던 가수의 억울함을 팬으로서 풀어 주고 싶은 심리인가. 아니면 말고, 식의 접근임이 명백한 이번 시도가, 등사판으로 만들어 공유했던 학급신문 레벨의 문제의식 같아서 오히려 바라보기가 부끄럽다.
세계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심층보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차라리, 지난 일요일에 광화문 한복판에서 대립했다는 개고기 식용화요구자들과 식용반대자들을 심층취재해 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훨씬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