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9/21

예상했던 일이 일어났다. 영국에서 라이따이한 문제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민간단체가 생겼고 이렇게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미 동상까지 만들었고,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 앞에 세울지도 모른다고.
영국기사를 산케이 신문이 어제 가져다 쓴 것 같은데, 한국 기사는 없어 보인다. 최소한 주일특파원은 몰랐을 리가 없는데. 언론의 이런 행태도, 한국을 선진화된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었다.
라이따이한도 이미 다 성인에서 중년에 접어 들었을 것이다. 대사관 앞에 세우는 건 원칙적으로는 비인 조약 위반이니 정말로 세워질 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정대협은 이런 날을 예상했을까. 나는, 이럴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되기 전에 일본이 한 일 못한 일 잘 따져서 관계회복이 되길 바랐다.
물론 대충 덮자는 얘기가 아니었다. 타자의 잘못을 추궁하는 “방식”의 문제를 지적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들이대는 방식이 아니어도, 상대를 설득하는 건 가능하다. 라이따이한을 위한 운동이, 바깥에는 편을 늘리면서, 정작 대화해야 할 상대의 말과 행동은 무시하고 묵살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
정대협이 시작했다는 사죄운동이 지극히 “가볍게” 여겨지는 이유는, 일본의 국민들 마음을 그토록 간단히 무시했으면서(아시아 여성 기금 부정), “한국국민으로서” 사죄한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본과 한국을 동일시하는 것도 한국이 한 일의 “물타기”(비판자들이 좋아하는 용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정부에 “법적배상”도 요구하겠다는데, 한국은 일본과 달리 식민지범죄가 아니라 명백한 “전쟁범죄”이니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동시에, 라이따이한이라는 “흔적”을 대량으로 남긴 이상, 오히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생각해야 한다. 법적이든 아니든, 중요한 건 당사자의 마음의 치료이고 국민들 전체의 심리적 우애다.
어제 오랜만에 읽은 원고측 변호사의 논지는 한마디로 “(박유하는 법적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니) 박유하의 책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으며, 오랫동안 해 온 운동에 방해가 된다”였다. 독재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아무나 잡아들여 탄압했던 유신시대 박정희의 생각과 도대체 뭐가 다른가.
(병원 다녀 왔더니 많이 좋아졌다. 역시 병원을 가까이 해야.^^ 걱정해 주신 분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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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신문 기사. 라이따이한 상이 보인다. 물론 산케이는 한국비판이 목적이겠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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