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2017/9/5

내일, 형사 2심 세번째 공판이 있다. 내일은 피고인신문. 1심 본재판 진행 때 공판기를 다 쓰면서도 피고인신문만은 쓰지 못했었다. 검사와 변호사가 주로 공방하는 다른 공판과 달리 피고인 신문은 전부 나자신이 대답해야 했던 탓에 검사의 질문을 메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원에서 만든 신문내용 녹취록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70쪽이 넘는 긴 글이지만, 관심 있으신 분들께선 읽어 봐 주시면 좋겠다. 사악한 매국노 취급 속에 내가 무의미함을 견뎌내고 있는 장면을 아마 볼 수 있으실 것이다. 더구나 그렇게 무의미할 뿐 아니라 악의적인 질문들이,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에 우울했던 시간을.
내일도 그렇게, “피고인” 석에 앉아야 한다. 오후 4시 부터.
(이 글을 막 올리려는데 마광수 교수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두 배로 우울해지는 저녁이다..
이 글 같은 건 안 읽으셔도 좋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피고인(박유하) 신문 녹취서.pdf 바로가기
(* 편집주: 추후 가독성/다운로드 속도 문제로 별도 타이핑하여 재 게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