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입국불허 항의 서명서 유감

이 성명서는 정영환의 방한목적이 나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목적을 노골적으로 쓴 것은 나에 대한 비판자들을 모으기 위한 것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나에 대한 비난을 캠페인화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
이들은 내가 소송당해 법정에 갇혀 있고, 그 결과에 따라서는 형무소행과 해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는 듯 하다. 서명운동을 하려면 나에 대한 얘기는 빼는 것이 좋을 뻔 했다.

기본 문제는 박세진 선생님이 이미 지적하셨으니
(https://www.facebook.com/sejin.pak8/posts/10154269712042296)
몇가지 오류만 지적해 둔다. 나의 페친들께선 지겨우리만큼 들은 얘기겠지만 정영환의 비판에 곧바로 반론하지 않았던 것처럼 태만하다 보면, 어느샌가 또다시 진실로 회자될 것이기 때문에.

1.
나는 “일본의 국가책임을 최소화”하지 않았다. 이들이 주장해 온 “법적책임”(국회에서 입법해 배상하는 방식)을 지우는 일이 이런 저런 이유로 어렵다고 말했을 뿐이다. 또, 법적책임만이 “책임의 최대화”라 생각하는 건 내가 보기엔 법지상주의적 생각이다. 때로 도덕은, 법이 못하는 것을 한다.
이런 식의 왜곡은 이제 그만, 지양해 주기 바린다.

2.
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악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지원단체가 외면했거나 강조하지 않았던 목소리를 듣고자 했을 뿐이다.
나의 글을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악용”한 건 정영환 쪽이다. 이미 일부 썼지만, 앞으로도 밝히도록 하겠다.

3.
“일본의 ‘전후보상’의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과대평가하는 등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은 비판자들의 생각일 뿐이다.

4.
“그와 같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계나 일부 학계가 『제국의 위안부』를 과도하게 평가한 배경을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써 일본 사상계의 지적・도덕적 퇴락에 경종을 울렸다”는 인식은, 정영환과 그의 “오독 혹은 거짓말”(장정일)을 외면중인 이들의 생각일 뿐이다.

5.
정영환의 “제국의 위안부』 사태 이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2015년 말부터 현재까지 홋카이도에서부터 히로시마까지 일본열도 전역을 돌면서, 도쿄 대학 등에서 시민센터에 이르기까지 학계와 시민사회를 오가며 열성적인 강연활동”내용은, 오로지 박유하 비판이었다.

6.
“저서 출간 이후에는 『도쿄 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의 일간지에서 소개 기사가 실리기도 했으며, 이것을 계기로 관련 연구자들이 도쿄 대학에서 『제국의 위안부』 사태에 대한 격론을 벌이기도” 한 것이 아니다. 마이니치신문 소개는 격론 이후 최근 일이다.
책이 나온 지 몇달 후에 새삼스럽게 실린 마이니치신문 소개는, 3/28 “격론”의 현장에 내가 없었음에도 행해진 정영환등 비판자들의 비난을, 기자가 그대로 믿은 결과일 것이다.

7.
비판자들은, “할머니의 아픔”을 내세워 나에 대한 억압을 당연시한다. 하지만 할머니를 아프게 만든 건 내가 아니다.
할머니를 아프게 만든 건,추출해 낸 곳을 “반복해 읽어 들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드리면서 “박유하가 할머니를 자발적매춘부라고 했어요” 라고 말했을 나눔의집 사람들이고, 그 말을 확산시킨 사람들이다. 2차가해자는 누구인가.

8.
정영환의 “본국에서의 학술 활동을 비롯한 각종 활동 자유의 권리를 즉각 보장할 것을 요구” 하는 행동이 보편인권을 위한 것이라면, 할머니의 오해를 풀고
나에 대한 국민과 법정의 억압을 푸는 행동에도, 나서 주기 바란다.

검증되지 않은 비난을 언론과 학자들이 받아쓰기하는 사태 역시, 오늘의 한국을 상징하는 한 단면일 것이다.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1402696496423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