渦中日記 8/10

비바람이 친다. 보통때 같으면 그 풍경에 그냥 자신을 내맡겼을텐데 오늘은 감상에 빠질 수도 없다. 광화문에서 단식투쟁할 이들의 곤혹스러움도 함께 떠오른다.

재판자료준비를 하면서 우울한 건, 책을 쓰면서 사용하지 않았던 자료들까지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이다. 내가 쓴 얘기가 부정, 혹은 곡해당하니, 소송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는 굳이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자료까지 사용해야 한다. 그런 아이러니 앞에 놓이게 된 것이 많이 우울하다.

사진은, 위안부에게 의뢰받아 모르핀 외 군용약품을 반출하려다가 “영창20일”의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 1941년, 일본 육군군인/군속들의 <非行표>.
수많은 일탈행위들 속에서, 수많은 드라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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